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뾰족한 존재들

by treethicket 2023. 7. 30.

납작해진 뒤로는 많은 것들에 무뎌졌다. 종이 살결 위에 내려앉는 온기와 열기, 냉기와 한기같은 것들은 매해 매 계절마다 느낄 수 있었지만, 납작해진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고 그 어느것도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. 내가 종이인형이 되니 내 앞의 모든 사람들이 종이인형처럼 느껴졌다. 아무 의미없는 말과 마음만을 주고받는 존재들, 가볍고 그래서 뾰족한 존재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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